Page 97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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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97



               연수 지각(延壽智覺:904~975)스님은 이 게에 대해 말하였다.

               “이는 선종의 오묘한 뜻이 담겨 있기에 지금까지도 전해 오고
            있지만 한편 조금은 다른 점이 있다.게송에서는 반연 없는 참 지혜
            [無緣眞智]를 나타내는 것을 참다운 도라고 말하는데,만일 그것조

            차 부정하는 입장에서라면 다만 본심을 드러내면 될 뿐 망념을 따
            를 것도 없기에 지혜로써 마음의 근원을 비춰 보는 일은 없다.모름
            지기 주관[能]과 객관[所]이 평등하여 한결같이 관조함을 잃지 않아

            야 ‘무지의 지혜[無知之知]’라 한다.그러므로 이 지혜는 고요하여
            남이 없는[空寂無生]여래장성[如來藏性]을 아는 것만이 바야흐로
            오묘한 것이다.”

               지각스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영가스님의 게송이 밝게 깨달은
            자리까지도 겸하여 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그러나 영가스님
            은 다만 깨달음을 얻은 뒤의 병통을 말하는 데에 그쳤다.두 노스님

            의 말씀은 모두 옳은 것이다.그러나 천하의 이치를 어찌 한마디로
            다할 수 있겠는가?영가스님의 게송을 굳이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





              49. 정종기 에 실린 삼조에 대한 기록



                정종기(正宗記:明敎契嵩스님의 저술)에서 삼조(三祖)스님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존자께서 처음엔 비록 그의 성씨와 집안과 고향 등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후 세상에 나와 30여 년 동안 어찌 입을 닫고 조금치
            도 자기 신분을 말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이 점이 의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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