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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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내 비문을 살펴보니,‘대사는 일찍이 사도 도신(四祖道信

            :580~651)스님에게,<누가 묻더라도 나에게 법을 얻었다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하니 이는 존자 스스로가 세상 인연을 미련 없이
            끊은 말이다.도인[至人]은 사물의 자취가 대도(大道)에 누(累)가 된

            다 생각하여,마침내는 자신의 마음까지도 잊어버리는 것이다.이제
            바른 법의 종지마저도 잊고자 하는데 하물며 성씨며 고향 따위의
            속세 일을 생각하였겠는가?”

               나는  정종기 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명교스님의 공부가 훌륭함
            을 알게 되었다.
               왕안석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옛날 도인은 공적[功業]도 그의 마음에 누를 끼치지 못했는데
            하물며 죽은 뒤의 이름에 연연할 턱이 있었겠는가?서산 양(西山亮
            :1153~1242)스님이 서산에 은거한 일,법상(法常:752~839)스

            님이 대매산(大梅山)암자에 살던 일,귀종 지상(歸宗智常)스님이 자
            기의 눈을 멀게 했던 일,법정(法正)스님이 이름을 말하지 않은 일
            따위는 모두가 자신이 들었던 바를 실천한 것이었다.그러므로 가신

            지 수백 년이 지나서도 그 분들의 늠름한 기상은 오히려 살아 계신
            듯하다.그 분들은 이 세상에 뜻이 없었으나 사람들이 다투어 가며
            이 분들과 함께하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겠다.”





              50.물려받은 인연을 간직함/황룡 혜남(黃龍慧南)스님



               혜남(慧南)스님이 귀종사(歸宗寺)의 주지로 있을 무렵,화주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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