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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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07
참다운 관조는 끝없는 것이라 말해 주리라
‘모습’과 ‘이름’을 여의는 것을 천성으로 부여받지 못했다면
예리한 칼날 쓰고서 얼른 갈아 두어라
沿流不止問如何 眞照無邊說似他
離相離名如不稟 吹毛用了急須磨
그러나 이 게송은 구전자에 의하여 ‘얼른 갈아 두어라[急須磨]’
라는 구절이 ‘얼른 다시 갈아라[急還磨]’로 바뀌었다.
또한 조산 본적(曹山本寂:804~901)스님은 ‘고목나무 속에 용
이 읊조린다[枯木龍吟]’와 ‘해골은 식이 없다[髑髏無識]’한 이야기
에*대해 풀이하는 게송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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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용이 음영할 때 바야흐로 도를 보고
해골 뼈다귀에 ‘식’이 없어야 바야흐로 눈이 밝아지네
기쁘다는 생각이 다할 때 소식이 없어지니
사람들이 어떻게 혼탁한 가운데 맑음을 알랴.
枯木龍吟方見道 髑髏無識眼方明
喜識盡時消息盡 當人那辨濁中淸
*한 스님이 향엄 지한(香嚴智閑)스님에게 물었다.“무엇이 도입니까?”“고목나
무 속에서 용이 울부짖느니라.”“무엇이 이 도 가운데 사람입니까?”“해골바가
지 속의 눈동자이니라.”그 스님이 석상(石霜)스님에게 가서 이 이야기를 들려
주고는 “무엇이 고목나무 속에서 용이 울부짖는 것입니까?”하니 석상스님이
“아직도 기쁜 빛이 있구나”하였다.이어서 “무엇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하니 “아직도 헤아리는[識]빛이 있구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