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P. 113
임간록 하 113
깨달으면 업장이 본디 ‘공’하나
깨닫지 못하면 묵은 빚을 갚아야 하리.
了卽業障本來空 未了應須償夙債
라고 하였는데,사자(師子)존자나 이조 혜가스님과 같은 분은 무엇
때문에 전생의 묵은 빚을 갚아야 되었습니까?”
“ 그대가 ‘본디 공하다’는 뜻을 모르기 때문이다.”
“ 본디 공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 업장이다.”
“ 업장이란 무엇입니까?”
“ 본디 공한 것이다.”
장사스님은 이어 게를 하였다.
‘가유(假有)’란 원래 ‘유’가 아니며
‘가멸(假滅)’또한 ‘무’가 아니다
열반이니 빚 갚음이니 하는 뜻은
하나의 성품이라 전혀 다를 바 없다.
假有元非有 假滅亦非無
涅槃償債義 一性更無殊
용승(龍勝:용수)보살의 중관론(中觀論)에선 이렇게 말하였다.
“업이란 인연 따라 생기는 것도 아니며 인연이 아닌 것을 따라
생기는 것도 아니다.그러므로 업을 일으킬 수 있는 자가 없다.업
도 없고 업을 짓는 자도 없는데 어떻게 업으로 과보가 생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