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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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55
지를 삼았는데 게를 지어 그 뜻을 밝혔다.
사람은 빼앗아도 경계는 뺏지 않는다 함은
스스로 뒤섞임과 그릇됨의 인연 때문
현묘한 뜻을 구하고자 생각하다가
헤아리면 도리어 꾸지람을 얻는 법
빛나는 여의주 광채 현란하지만
달그림자 너울너울
객체와 본체가 다름이 없으면
도리어 그물 속에 갇혀 버리리.
奪人不奪境 緣自帶言肴訛
擬欲求玄旨 思量反責麽
驪珠光燦爛 蟾桂影婆娑
覿體無差互 還應滯綱羅
경계는 빼앗아도 사람을 빼앗지 않는다 함은
그 말뜻 찾아보니 어느 곳을 말했는지
선을 물으면 그 선은 망령이요
이치를 생각하면 그 이치 못 얻는 것
햇살 내리쬐니 말쑥한 기상 담담하고
산이 아득하니 푸른 빛 새로워라
설령 현묘한 뜻 얻었다 해도
․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자기를 부정하고 객관대상을 관찰함.
․탈경불탈인(奪境不奪人):바깥경계를 부정하고 안으로만 몰입함.
․인경양구탈(人境兩俱奪):주관․객관을 모두 부정하여 차별 없는 경계에 이름.
․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주관․객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