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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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59



               임제․동산 두 종파[兩宗波]에서는 서로 큰 법을 밝혔으나 이

            게송의 구절은 세인들이 베껴 쓰는 과정에서 수없이 뒤바뀌게 되었
            고,자신들의 생각을 고집하느라 옛 스님의 뜻을 잃기까지 하였다.
            나는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오다가 오늘날에야 여기에 고본(古

            本)을 기록하여 많은 전사본(傳寫本)의 오기(誤記)를 바로잡는다.




              91.생사화복의 갈림길에서 초연함/보본 혜원(報本慧元)스님



               보본 혜원(報本慧元:1037~1091)스님은 고고하고 강경한 성품

            으로 풍모가 몹시 드높고 태도가 단정하여 하루종일 반듯하게 앉아
            정진하니,혜남(慧南)스님의 문하 제자 가운데 그 수행을 따를 자는
            오로지 혜원스님뿐이었다.
               스님이 처음 개법하였을 때 법을 이었다는 사실을 인가해 달라

            는 서신을 보내자 혜남스님은 그의 이름을 보고서 “내 우연히 이
            스님을 잊고 있었구나”하고 서찰을 가져온 자에게 “서찰을 뜯어보

            고 싶지 않으니,몸소 나를 찾아오라고 하여라”하였다.그가 되돌
            아가 이를 알리자 스님은 그날로 행장을 꾸려 찾아가다가 예장(豫
            章)에 이르러 혜남스님이 열반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머물러 탄
            식하였다.때마침 조심 회당(祖心晦堂)노스님이 성에서 나오다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는 기특하게 생각하여 노스님과 만나지
            못하게 된 일을 한스러워하였다.

               스님이 동오(東吳)땅에 불법을 펴자 귀의하는 자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한번은 손수 식량을 구걸하여 배에 싣고 돌아오는데 한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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