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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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청량대법안선사화상찬병서(淸涼大法眼禪師畵像讚并序)



               내,원부(元符)연간 초에(1098)임천(臨川)승천사(承天寺)를 찾

            아가니 절터는 그지없이 드넓어 천여 명의 대중이 모일 수 있는 곳
            이었으나 쓸쓸한 식당엔 보잘것없는 서너 명의 승려가 살고 있을
            뿐이었다.

               해묵은 빗돌에 새겨진 글을 읽어본 뒤에야 이곳이 대법안(大法
            眼)스님께서 개법(開法)하신 옛터임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다행히도
            영당의 벽 위엔 아직까지도 변함없이 스님의 화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그 사당[祠宇]은 조용하고 아늑하였다.또한 스님의 깊으
            신 눈매에 영특하신 기개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어
            찌 큰 법을 짊어지시고 사생(四生:卵生,胎生,濕生,化生)을 이끌

            어 주시던 분의 모습이라 하지 않겠는가.
               머리를 조아리며 찬을 쓰는 바이다.



                 바람과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바람과 방울이 울리는 것도 아니니
                 꺼졌다 일어났다 하는 보고 듣는 작용은
                 전혀 근거할 곳이 없도다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모든 게 고요하고 고요한 때문이라네.


                 이 광명장(光明藏)은
                 평등하게 나타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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