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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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35



            서 기연에 따라 응하지도 못하고 병을 치료하지도 못한다면 이는

             유마경   등 세 경전의 뜻과는 상반됩니다.어찌 그 뜻과 상반되는
            데에만 그치겠습니까?중생을 죄악의 괴로움 속에 빠뜨리는 일이기
            도 합니다.이 여섯 경전 모두 여래의 말씀으로서 여래의 말씀은 참

            되고 진실되고 거짓이 없고 다른 점이 없습니다.이제 이를 따르자
            니 저것과 상반되고 저것을 따르자면 이것과 거슬리니,가령 스님에
            게 묻는다면 무슨 법으로 대답하시겠습니까?이것이 제가 알 수 없

            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5온(五蘊)이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며,12
            인연이란 무명(無明)은 ‘행(行)’으로 인연하고,‘행’은 ‘식(識)’으로,

            ‘식’은 ‘명색(名色)’으로,‘명색’은 ‘6입(六入)’으로,‘6입’은 ‘촉(觸)’
            으로,‘촉’은 ‘수(受)’로,‘수’는 ‘애(愛)’로,‘애’는 ‘취(取)’로,‘취’는
            ‘유(有)’로,‘유’는 ‘생(生)’으로,‘생’은 ‘늙음․죽음․근심․슬픔․

            고뇌[老死憂悲苦惱]’로 인연한다는 것입니다.‘5온’이니 ‘12인연’이
            니 하는 것은 똑같은 법이며 똑같은 뜻으로서 간략하게 말하면 ‘5
            온’이고,자상하게 말하면 ‘12인연’이라 하니 명칭이 많고 적음이야

            다르다 하지만 그 옮아가는 차례는 모두가 일정한 조리를 가지고
            일관되어야 합니다.그런데 지금 ‘5온’에서는 ‘색․수․상․행․식
            (色受想行識)’의 순서로 되어 있고 ‘12인연’에서는 ‘행․식․색․

            입․촉․수․상(行識色入觸受想)’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으니,하나
            는 ‘색’이 ‘행’의 앞에 놓여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색’이 ‘행’의 뒤에
            놓여 있습니다.제대로 순서를 따져 보아도 맞지 않고 거꾸로 헤아

            려 보아도 같지 않습니다.불존께서 차례대로 말씀하셨다면 아마 이
            러한 혼잡이 없었을 것이며,우연스레 설법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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