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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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이 아님을 간파한 것입니다.우선 색의 체[色體]도 그러한데 하물

            며 ‘4온(四蘊)’이겠습니까.
                반야경  등은 ‘유’를 부정하는 가르침이므로 ‘5온’을 말함에 있
            어 ‘색(色)’이 ‘행(行)’의 앞에 있고, 화엄경   십지품 등의 경전은

            본말의 맞물린 인연을 서술한 것이므로 ‘색’이 ‘행’의 뒤에 자리한
            것입니다.그러니 거사가 말하였듯,간략하게 말하자면 ‘5온’이고,
            자세하게 말하자면 ‘12인연’인 것은 아닙니다.

               법의 근본은 요컨대 이치[理]에 바탕하고 뜻[義]에 맞아야 하니
            굳이 명칭과 개념에 매여 스스로를 얽어매서는 안 됩니다.내 병 많
            은 몸으로 오랫동안 강학을 폐지하였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내용은

            모두 불법의 심오한 뜻이며 감히 나의 억측으로 단정지은 말이 아
            닙니다.또한 말로는 완전히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따라
            서 마귀와 부처를 빚어 놓고 같은지 다른지를 명백하게 가릴 수 있

            을는지는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12.스승과 도반을 분명히 선택함/단제 희운(斷際希運)스님



               단제 희운(斷際希運:?~856년경)스님은 지난날 낯선 스님[異僧]
            과 함께 천태산(天台山)을 구경하며 며칠을 다닌 적이 있다.그때

            강물이 넘쳐 건너지 못하고 지팡이를 꼽아 둔 채 우두커니 있노라
            니,그 스님이 삿갓을 배로 삼아 올라타고 건너 버렸다.이에 단제

            스님은 큰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내 진작 네가 이런 줄 알았더라면 다리를 동강 부러뜨려 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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