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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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43
“대중들은 왜 대답을 못 하느냐?방울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
고.”
이 말에 다들 스님을 다시 보자 법안스님이 말하였다.
“너희들이 이번에는 저 사람을 비웃지 못할 것이다.”
14.왕안석의 불법에 관한 지견
왕문공(王文公:王安石)이 처음 재상이 되었을 때,하객이 문에
가득하였다.그는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가 느닷
없이 벽 위에 시 한 수를 썼다.
눈서리 쌓인 대숲 사이 종산사여
늙은 몸 돌아가 이 생을 맡겨 볼까.
霜筠雪竹鍾山寺 投老歸歟寄此生
또한 정월 15일에 상국사(相國寺)에서 연회가 열렸을 때 광대놀
이를 구경하면서 좌객이 몹시 즐거워하자 게를 지었다.
여러 훌륭한 광대 놀이판 속에서는
한 번은 귀하였다 한 번은 천해지나
마음으로는 본래 같음을 알기에
기뻐하거나 원망할 것 없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