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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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41
어야 마음이 후련했을 텐데….”
그러자 그 스님은 “도인의 날카로움을 저로서는 따라갈 수 없겠
습니다”하고 감탄하였다.
설봉(雪峯)․암두(巖頭)․흠산(欽山)세 스님이 상중(湘中)지방
에서 강남으로 들어와 신오산(新吳山)아래에 이르렀을 무렵 흠산스
님이 시냇물가에서 발을 씻다가 물위에 떠내려오는 나물을 보고서
기뻐하여 그것을 가리키며 두 스님에게 말하였다.
“이 산에는 반드시 도인이 살고 있다.이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
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설봉스님은 발끈 화를 내며 말하였다.
“그대는 지혜의 눈이 너무나 혼탁하구나!뒷날 어떻게 사람을 알
아볼 수 있겠는가?그대가 이토록 복을 아끼지 않으니,산에 산다
한들 무슨 일을 하겠는가?”
예전 사람들은 스승을 가리고 벗을 사귐이 이토록 분명하였던
것이다.
13.격식을 넘어선 행/법등 태흠(法燈泰欽)스님
법등 태흠(法燈泰欽:?~947)스님이 처음 홍주(洪州)쌍림사(雙
林寺)에 주지를 맡았을 때 말하였다.
“산승은 본디 깊은 산골에 숨어 지내며 생을 마칠까 했었는데
청량(淸涼:法眼)노스님이 여태껏 깨닫지 못한 화두가 있다 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그를 위해서라도 그 화두를 완전히 깨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