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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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겠다.”
그로부터 사람들이 물어보면 으레 그렇게 말하였다.그때 한 스
님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청량스님이 깨닫지 못한 화두가 무엇입니까?”
태흠스님은 주장자를 들어 그를 후려쳤다.
그 스님이 “제게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라고 따지자,태흠스님
은 그에게 말하였다.
“조상이 똑똑치 못하면 자손에게 재앙이 미친다.”
이국주(李國主)가 넌지시 태흠스님에게 물었다.
“스승[先師]께서는 어떤 공안을 깨닫지 못하셨습니까?”
“ 지금 그것을 생각하고 있네.”
이 말에 이국주는 놀라 할 말을 잊었다.
태흠스님은 어린 시절에 벌써 한소식했으나 사람들에게 알려지
지는 않았고 오직 법안스님만이 스님을 깊이 사랑하였다.
스님의 성품은 격식을 중시하지 않고 다른 일을 일삼지 않았다.
한번은 청량사에서 유양(維楊)으로 화주(化主)를 보냈었는데,계율을
어기고 기일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대중들 사이에서 웃음거
리가 되었다.이에 법안스님은 게를 지어 보내어 스님을 불러들여
대중의 목욕물을 데우는 일을 맡겼다.그러던 어느 날 법안스님이
대중에게 물었다.
“범의 턱밑에 달린 금방울을 누가 풀 수 있겠는가?”
대답한 자가 많았으나 모두 그 뜻에 계합되지 못하였다.태흠스
님이 때마침 밖에서 들어오자 법안스님은 조금 전에 물었던 말을
다시 물었다.그러자 태흠스님은 대뜸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