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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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과 지말은 반드시 종(宗)으로 돌아가야 하고
높고 낮은 이들은 자기네 언어를 써야 한다.
本末須歸宗 尊卑用其語
하였다.그러므로 아래에서 ‘명(明)’과 ‘암(暗)’에 대한 ‘구(句)’를 계
속해서 자세히 밝혔으니 이는 ‘구중현(句中玄)’을 밝힘이다.
맨 끝부분에서
참학하는 사람들이여
부디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오.
謹白參玄人 光陰莫虛度
하였으니 수행자가 일상생활에서 시기를 잃지 않으면 참으로 부처
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 한 것으로 이는 ‘의중현(意中玄)’에
해당한다.
법안(法眼)스님은 여기에 주석을 붙였는데 모든 학인들은 그것을
높이 받들고 있다.그러나 나는 그 주석에서 삼법(三法)을 구분하지
않고 다만 ‘체중현(體中玄)’의 뜻만을 해석하여 석두스님의 본의를
상실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후주(李後主)는 ‘밝음 속에 어둠이 있다[明中有暗: 참동계
중의 한 구]’는 구절의 주석인 “현황(玄黃:천지,본체)이 참이 아닌
데 흑백(黑白:일월,작용)이 무슨 허물이 있겠나?”한 대목을 읽다
가 마침내 도를 깨쳤다 한다.이는 ‘구중현(句中玄)’이 ‘체중현(體中
玄)’임을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