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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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61
임제종의 종지는 곧바로 보게 하는 데 있으며 조금도 사정을 봐
주지 않는다.정상좌의 기용(機用)은 자유자재하여 마치 쟁반 위에
구슬이 구르듯 그림자나 발자취를 남기지 않았으니,외경(畏敬)할
만한 스님이다.
24.실추된 임제종풍을 일으킴/황룡 혜남(黃龍慧南)스님
황룡 혜남(黃龍慧南:1002~1069)스님이 적취사(積翠寺)에 있을
때 한 스님이 곁에 서서 오랫동안 그를 바라보고 있자,혜남스님이
물었다.
“백천 가지의 삼매경(三昧境)과 무량한 묘문(妙門)을 한마디로
너에게 말해 준다면 믿겠느냐?”
“ 스님의 성심어린 말씀을 어찌 믿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혜남스님이 그의 왼편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오너라”하
자 그 스님이 종종걸음으로 오려 하니 갑자기 ‘쯧쯧’혀를 차며 말
하였다.
“소리를 따라 움직이고 색을 쫓아다니니,언제나 깨달을 수 있겠
느냐?썩 나가거라!”
어느 스님이 이 사실을 알고 총총히 혜남스님의 방으로 들어갔
다.혜남스님이 지난번에 하였던 말을 가지고 다시 그에게 물으니,
그 또한 똑같이 말하였다.
“어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
혜남스님은 또다시 그의 왼편을 가리키며,“이쪽으로 오너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