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P. 71

임간록 하 71



                 벼슬아치는 내 어찌할 수 없구려.

                 五陵公子遊花慣 未第貧儒自古多
                 冷地看他人富貴 等閑不奈㡤頭何



               생각건대 이 노스님의 붓끝엔 입이 달려 있나 보다.그러므로 많
            거나 적거나 쓸모 없는 말이 전혀 없다.





              32.이조에 대한 잘못된 기록들/도선(道宣)스님



               도선(道宣:596~667)율사가 이조 혜가(二祖慧可)스님의 전기를
            쓰면서,“혜가스님은 도적을 만나 팔을 잘렸지만 불법으로 마음을
            다스려 조금도 아파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다”하였는데 촉승(蜀僧)
            신청(神淸)스님은 그의 말을 인용하여 잘못된 글을 썼다.나는 그

            글을 읽고 언제나 허탈한 웃음을 지었으며,또한 시비를 가리는 데
            어두운 도선스님의 안목을 한탄하였다.
               앞에서 이미 담림(曇林)스님과 이조 혜가스님의 전기를 함께 소

            개하였다.담림스님의 전기에 의하면,“담림스님은 도적을 만나 팔
            을 잘렸는데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끝이 없었다.그리하여 사
            람들은 그를 ‘팔 없는 담림[無臂林]’이라 하였다”고 되어 있다.

               담림스님과 혜가스님은 절친한 사이로 하루는 함께 밥을 먹게
            되었는데 혜가스님도 한쪽 손으로 식사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
            여 그 까닭을 물으니,“나도(혜가)한 팔이 없은 지 오래되었다”고

            하였다 한다.그렇다면 친한 사이로서 도적을 만나 팔을 잘렸는데도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