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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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오랫동안 모르고 있다가 그때서야 물을 수 있겠는가?

               이조스님은 불법을 구하기 위하여 팔을 잘랐기 때문에 세상에서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담림스님은 도적을 만나 잘렸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그런데 도선

            스님이 부질없이 이에 부화뇌동하여 선대의 성인을 거짓 모욕한 것
            은 잘못된 일이다.그리고 저 신청이라는 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
            기에 이처럼 터무니없는 말에 근거하여 글을 썼는지,또 한 번 웃음

            이 나올 뿐이다.
               그러나 맹자가 말하기를 “모든 글을 다 믿는다면 차라리 글이
            없느니만 못하다”고 하였으니,학자들은 과연 이 말을 거울 삼아야

            할 것이다.




              33.도인이 도를 보이는 요체/자명(慈明)스님



               자명(慈明)노스님은 호방한 성품에 격식을 중시하지 않아 사람

            들은 그가 범인인지 성인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처음 남원산(南源山:廣利禪院)을 떠나 고향의 어머니를 찾아가
            은쟁반을 드리면서 장수하기를 축원하니,어머니는 은쟁반을 땅에
            내동댕이치면서 스님을 꾸짖었다.

               “네가 젊어 행각승이 되었을 때는 허름한 바랑을 메고 다니더니,
            지금은 어디서 이런 물건을 얻어왔느냐?나는 네가 나를 제도해 주

            기를 바랐는데 도리어 나를 지옥의 밑바닥에 넣으려 하느냐?”
               그러나 자명스님은 아무 부끄러운 빛 없이 천천히 은쟁반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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