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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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77
한 가닥 주장자를 두 사람이 메고 있구나.
說佛說法廣鋪舒 矢上加尖也太愚
明眼衲僧旁覰見 一條拄杖兩人舁
또한 대중에게 설법할 때 다음과 같은 게를 짓기도 하였다.
모래 속에 기름 없으니 가엾은 일
취암에서 밥을 씹어 갓난아이 먹이나니
뒷날 좋고 싫음을 똑바로 알면
이제껏 얼굴이 재로 뒤덮여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으리.
沙裏無油事可哀 翠巖嚼飯孩嬰餧
他時好惡知端的 始覺從前滿面灰
36.유수 이단원의 물음에 답함/달관(達觀)스님
유수(留守)이단원(李端愿)이 달관(達觀)스님에게 물었다.
“사람이 죽은 후에 ‘식(識)’은 어디로 갑니까?”
“ 삶을 모르고서 죽음을 어떻게 알겠는가?”
“ 삶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삶이 어디에서 왔는가?”
이유수가 머뭇거리자 달관스님은 그의 가슴을 쥐어박으며 말하
였다.
“오직 이 속에 있는데 무엇을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