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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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나의 생각으로는 선종(禪宗)에서는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존중
하지,알음알이[知解]를 존중하지는 않는다.운암(雲庵)스님께서 항
상 “그대들은 모두 ‘유’를 알고 있지만 그것을 쓰지는 못한다”고 하
셨는데,혜명스님 같은 분은 이를 잘 썼던 분이라 하겠다.
44.파조타스님 영정찬
나는 전등록(傳燈錄)을 읽고서 무생(無生)을 깊이 깨달으신 혜
안(慧安)노스님의 법제자 파조타(破竈墮)스님*이란 분을 좋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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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에 태어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하였다.소성(紹聖)연간
(1094~1097)에 두 번째로 여산을 돌아다니다가 스님의 영정을 보
고서 찬을 썼다.
숭산의 허름한 집 부엌에 귀신 있어서
사람들은 다투어 가며 날마다 제사지내네
스님은 제자들과 우연히 길을 가다가
그 광경 언뜻 보고 깜짝 놀랐네
흙덩이를 구워 만든 것인데
이 속에 무슨 신이 있단 말인가?
주장자 높이 들어 박살을 내니
푸른 옷 입은 이가 웃으며 맞이하네
*파조타(破竈墮)스님:당(唐)개원(開元)연간(713~741)의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