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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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구할 것 없는 일미법/회지(懷志)스님
금화(金華)의 회지(懷志)스님은 성품이 순수하고 경론(經論)을 많
이 공부하였기에 동오 지방의 학자들이 스님을 높이 모셨다.
한번은 어느 객승과 마주한 자리에서 말하였다.
“나는 천태종(天台宗)․현수종(賢首宗:華嚴宗)․유식종(唯識宗)
이 3종(三宗)의 뜻을 회통하고 절충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그
림자 같은 자취를 두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논쟁을 막을까 한다.”
때마침 한 스님이 맨 끝자리에 앉아 있다가 말하였다.
“현수종의 조사는 누굽니까?”
“ 두순(杜順)화상이오.”
“ 두순의 ‘법신송(法身頌)’에 의하면,
회주의 소가 벼이삭을 먹는데
익주의 말이 배가 불렀네
천하 명의를 찾아갔더니
돼지 왼쪽 허벅지를 뜸질하라 하더군.
懷州牛喫禾 益州馬腹脹
天下覓醫人 灸猪左膊上
이라고 하였는데,이 송의 뜻이 천태종․유식종 두 종파의 무슨 뜻
과 일치합니까?”
이 말에 회지스님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그 스님이 말을 이었다.
“어찌하여 사방으로 행각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