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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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89



                 나를 위해 무생도리 설해 주셔서 감사하다 하고
                 말 마치자 허공으로 새처럼 살풋 날아가네

                 문인들이 이를 묻고
                 정성 다해 절 올리며 땅에 엎드리니
                 다만 들리는 건 오로지 부엌 조왕신 무너지는 소리
                 그대여!보아라 일체 유정 무정이
                 창공에 높이 솟은 밝은 달과 같은 줄을
                 그래도 믿지 못하는 자에게는 사실로 밝혀 주리라
                 풀을 치니 피 흐르고 조약돌이 소리지르니
                 열반문이 열리면 집안이 죄다 보이리
                 혜안 노스님 제자 사랑에 ‘파조타’라 이름지으니
                 아무리 귀한 금가루도 눈에는 병이 될 뿐.

                 嵩山屋老竈有神 民爭祠之日宰烹
                 師與門人偶經行 卽而視之因歡驚
                 此雖土瓦和合成 是中何從有聖靈
                 以杖敲之輒墮傾 須臾靑衣出笑迎
                 謝師爲我談無生 言訖登空如鳥輕
                 門人問之拜投誠 伏地但聞破墮聲
                 君看一體情非情 皎如朗月縣靑冥
                 未證據者以事明
                 鞭草血流石吼升 涅槃門開見戶庭
                 老安燐兒爲作名 金屑雖貴翳眼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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