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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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11


                 동행 스님 시험할 때 얼굴에 손 뻗쳐 두 차례 가로저어 보았지만
                 죽은 기량은 이미 다했고
                 극빈스님 때려 내쫓고 벌금으로 대중공양 마련하니
                 사람을 속인 일이 적지 않구려.

                 보검을 당장 보여달라 하니
                 그 빛이 북두성까지 쏘아 엿보는 이는 장님이 된다나
                 죽은 참새를 땅 위에 뛰놀게 한다 하니
                 말속에 칼날을 숨겼으나 그 정도 공으로는 죄 갚기 어려우리.

                 천자 마주하여 천자의 말을 타니
                 한때의 영광을 누렸으나
                 두 다리 절면서 조사의 길 헤쳐 보니
                 힘을 다해 가려 해도 이를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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