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권 임제종 111
동행 스님 시험할 때 얼굴에 손 뻗쳐 두 차례 가로저어 보았지만
죽은 기량은 이미 다했고
극빈스님 때려 내쫓고 벌금으로 대중공양 마련하니
사람을 속인 일이 적지 않구려.
보검을 당장 보여달라 하니
그 빛이 북두성까지 쏘아 엿보는 이는 장님이 된다나
죽은 참새를 땅 위에 뛰놀게 한다 하니
말속에 칼날을 숨겼으나 그 정도 공으로는 죄 갚기 어려우리.
천자 마주하여 천자의 말을 타니
한때의 영광을 누렸으나
두 다리 절면서 조사의 길 헤쳐 보니
힘을 다해 가려 해도 이를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