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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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오가정종찬 상
3.남원 혜옹(南院慧顒)선사
/860~930
스님은 흥화 존장스님의 법제자로 하북(河北)사람이며,법명은
혜옹(慧顒),속명은 보응(寶應)이다.
스님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여러 총림에 줄탁을 동시[啐啄同時:어미와 새끼가 안팎에서
알 껍질을 쪼아 병아리가 부화되듯이 스승과 제자의 기연이 맞아
깨침]에 하는 안목[眼]은 있지만 줄탁을 동시에 하는 작용[用]은
없다.”
한 스님이 물었다.
“줄탁을 동시에 하는 작용이란 무엇입니까?”
“ 스승[作家]이 줄탁을 하지 않으면 줄과 탁을 동시에 놓치게
된다.”
“ 그 말씀은 제가 물은 것이 아닙니다.”
“ 그대가 묻는 것은 무엇이냐?”
“ 놓쳤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그 스님을 때렸는데 그는 수긍하지 않았다.
대중에게 말하였다.
“알몸뚱이로 천길 벼랑 위에 서 있노라.”
그러자 한 스님이 나서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