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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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17
4.풍혈 연소(風穴延沼)선사
/896~972
스님의 법명은 연소(延沼)이며,여항 유씨(餘杭劉氏)자손이다.
처음엔 강원에서 지관(止觀)을 익히다가 이를 버리고 경청 도
부(鏡淸道怤:864~937)스님을 찾아갔는데 경청스님이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 동쪽에서 왔습니다.”
“ 작은 강을 건너온 적이 있는가?”
“ 큰배가 홀로 하늘에 떠도니 작은 강은 건널 게 없습니다.”
“ 경강(鏡江)과 진산(秦山)은 날아가는 새도 건너갈 수 없는데
길바닥에서 주워들은 허튼 말을 지껄이지 말아라.”
“ 넓은 바다도 전함의 위세에 오히려 겁내니 기나긴 강줄기에
돛대 날리며 오호(五湖)를 건널까 합니다.”
경청스님은 불자를 세우며 말하였다.
“이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 그것이 무엇입니까?”
“ 정말 모르느냐?”
“ 나타났다 꺼졌다 폈다 말았다 하는 것을 스님과 함께 운용하
겠습니다.”
“ 별점[星占]치는 사람은 헛소리를 듣고,깊이 잠든 사람은 잠
꼬대가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