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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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오가정종찬 상


            는 것을 보고는 한숨지으며 개구리 걸음으로 진펄을 빙빙 도는구

            나.”
               여피 장로가 멍하니 생각에 잠기자 스님이 악!하고 할을 하며
            말했다.
               “장로는 어찌하여 말을 못 하시오.”

               장로가 무어라 하려는데 스님은 불자로 후려친 후 말을 이었
            다.

               “아는 이야기가 있으면 하나 해보시오.”
               장로가 입을 열려고 하는데 스님은 또다시 한 차례 때렸다.이
            를 지켜보던 태수가 말하였다.

               “불법이 왕의 법과 마찬가집니다.”
               스님은 그에게 말하였다.

               “무엇을 보았소?”
               “ 끊어야 할 것을 끊지 못하면 도리어 혼란을 불러들이게 됩니
            다.”
               이 말에 스님은 법좌에서 내려왔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 부처 아닌 게 무엇이냐?”
               “ 현묘한 말씀을 알 길이 없으니 스님께서는 딱 짚어 주십시

            오.”
               “ 바다 동편 언덕에 집을 지으니 뜨는 해 부상(扶桑:동쪽 바다

            해 돋는 곳에 있다는 神木)에 가장 먼저 비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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