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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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21
“유와 무가 모두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춘삼월 꽃길 아래 진탕 노니는데 온 집안 시름 젖어 빗속에
문을 닫네.”
한 스님이 물었다.
“말을 하건 안 하건 이미(離微:얽매임을 떠난 묘한 경계)에
걸리니,어떻게 하면 건드리지 않고 통할 수 있겠습니까?”
“ 내 항상 그리웠나니 강남 땅에 늦봄이 되면 자고새 지저귀는
곳에 꽃향기 그윽했다네.”
찬하노라.
묘금도(卯金刀:劉의 破字)는
참다운 출가인.
천태 지관을 익히며
어릴 때 소 발자국 고인 물에 헤엄치다가
달마[少室]의 단전(單傳)을 참구하여
깊은 경지로 곧장 달려갔도다.
몽둥이 끝에 무생법인이여
남원스님의 독에 맞아 쓴 독이 심장에 들어가고
별점 치는 헛소리여
경청스님 대항하여 살쾡이가 표범을 굴복시켰네.
띠풀개는 새벽에 짖고 나무닭 밤중에 우니
옛 노래 불러 봐도 소리 이루지 못하고
늙은 학 나래치고 병든 말 바람을 쫓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