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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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오가정종찬 상


               이에 스님이 느닷없이 악!하고 할을 하자 양기스님은 말하였

            다.
               “좋은 할(喝)입니다.”
               스님이 다시 할을 하자 양기스님도 할을 하였으며,스님은 연
            이어 두 차례 할을 하였다.



               스님이 곡천 대도(谷泉大道)스님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서 그에

            게 물었다.
               “한 조각 구름은 골짜기를 가로질러 있는데 행각승은 어디서
            왔는고?”

               곡천스님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말하였다.
               “간밤에 어디서 불이 나 옛 무덤을 태웠는고?”

               스님이 “아직은 안 된다.다시 말해 보아라”하니 곡천스님은
            호랑이 울음소리를 냈다.스님은 방석을 집어들고 곡천스님을 치
            니 곡천스님은 스님을 떠밀쳐 자리에 앉혀 버렸다.이에 스님이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자 곡천스님이 말하였다.

               “70명 이상의 선지식을 만나 보았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솜씨
            좋은 선지식[作家]을 만났다.”

               그때 진점흉(眞點胸:翠巖可眞,?~1064)스님이 자복 선(資福
            善)시자에게 꺾이고 금란사(金鑾寺)에서 돌아오자 스님이 그를 꾸
            짖었다.

               “여름 안거가 끝난 지 채 한 달이 안 되는데 벌써 이곳에 와서
            총림을 파괴하니 왜 그리 분주를 떠느냐?”

               “ 큰 일[大事]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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