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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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47
“너는 무엇이 불법의 요체라고 생각하느냐?”
“ 잿마루에 구름일지 않으니 강심에 달이 떨어지도다.”
“ 이 못난 놈아!주름살지고 이가 빠져서까지도 이따위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 네가 나에게 물어보아라.”
진점흉스님이 그대로 묻자 스님이 말하였다.
“잿마루에 구름일지 않으니 강심에 달이 떨어지도다.”
진점흉스님은 이 말끝에 깨달았다.
어느 날 도반이 찾아오자 스님이 상당법문을 하였다.
서늘한 가을 바람결에
도반이여,이 적막한 곳을 찾아오니
산꼭대기 맑은 물로 차를 끓이고
골짜기 나무 꺾어 아궁이 불 지피리다.
颯颯凉風景 同人訪寂寥
煮茶山上水 燒鼎洞中樵
높은 지위에 있는 양억(楊億:974~1020),이준욱(李遵勗:?~
1038)은 스님의 법우(法友)였는데 그들과 나눈 문답은 스님의 본
전(本傳)에 실려 있다.
찬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