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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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오가정종찬 상


               주봉(舟峰:祖慶)스님이 스님의 초상화에 찬을 썼다.



                 스님의 회하에는 옥공이 보석을 다듬듯
                 시원찮은 옥돌은 모두 버리니
                 빛이 찬란하여 집안이 대대로 이어졌네
                 아마도 하늘 비석엔 가짜 글이 없기 때문이리라.
                 會如玉人治璠璵 碔砆棄耳故光明
                 盛大克世其家者 蓋碧落碑無贋本


               찬하노라.



                 신령한 기틀은 영특하게 깨달았고
                 기상은 우뚝하고 드넓었네.
                 도를 물으니 깊은 봉우리에 지저귀는 산새라 하고

                 낚시를 드리움에 파도를 일으키며 팔딱거리는 고기를 낚았도다.
                 자명스님을 억지로 만참시키려고
                 옷자락 걷어부치고 북을 울리며
                 구봉과 도반이 되어
                 써레를 끌고 자루를 잡았도다.

                 세 발 당나귀 등에 타고
                 재빠른 걸음으로 용상(龍象)의 정수리를 밟았으며
                 한 사람 사는 작은 절에 머무르니
                 선상에는 진주 같은 눈송이 그득하였네.

                 백운스님에게는
                 밤 가시를 삼켜라 토하라 다그치고
                 보녕스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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