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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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57


                 베개를 던져 운봉스님을 때리고
                 수은이 풀무에 들어가면 녹는다는 말 이상히 여겼으며
                 가슴속 의심을 풀어 달라 자명스님에게 묻다가
                 뼈아픈 몽둥이소리 듣고 맛보는 것이 합당하단 말 부끄러워했네.

                 방회 감사(監寺)의 밤송이 화두와 함께
                 10년을 동참하였고
                 족보 없는 회징스님에게 쓸모없는 인가를 받아
                 반생애를 굴욕당하였네.

                 네거리에 앉아 물건을 팔면서
                 비녀며 귀고리를 잃어버려도 찾을 맘 없고
                 ‘3관’으로 학인을 시험하니
                 부처님 손,나귀 다리를 가까이하면 넋을 잃는다.

                 뿔 돋친 호랑이의 눈을 빼앗으니
                 멀리까지 쏟아지는 그 빛의 위엄이여
                 황룡의 코를 떨치니
                 그 기세는 깊은 늪에 움츠린 용을 깨웠어라.

                 이른바 임제의 대를 이어댔다 하리니
                 고금을 비춤이여!명월주,야광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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