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P. 154

154 오가정종찬 상




               11.황룡 혜남(黃龍慧南)선사
                   /1002~1069





               스님의 법명은 혜남(慧南)이며,자명(慈明)스님의 제자로 신주
            장씨(信州章氏)자손이다.회옥산(懷玉山)에서 출가하여 처음 늑담
            회징(泐潭懷澄)스님에게 인가를 받았다.그 뒤 스님들을 거느리고

            여러 곳에 기개를 자부하고 다니다가 우연히 운봉 문열(雲峰文悅)
            스님을 만나 그와 함께 서산(西山:雙峰寺)으로 가게 되었다.그

            러던 어느 날 밤,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운봉스님이 늑담스님에게
            서 전수받은 종지가 무엇이냐고 묻자 스님은 그 요지를 말해 주
            었다.그러자 운봉스님이 말하였다.

               “늑담스님이 전수한 바는 마치 약으로 쓰는 수은(水銀)과 같아
            서 장난거리는 될 수 있어도 대장간 풀무에 넣으면 금방 녹아 버

            린다.그대가 이 대사(大事)를 해결하려 한다면 자명스님을 친견해
            야 할 것이다.”
               스님은 버럭 화를 내며 운봉스님에게 베개를 던졌으나 운봉스
            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이에 스님은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

            였다.
               “문열스님은 취암사(翠巖寺)의 스님인데 나에게 자명스님을 친

            견토록 하니,설령 나에겐 얻는 바 있다 하여도 문열스님에겐 무
            슨 이득이 있겠는가?”
               그리하여 날이 새자마자 길을 떠났는데 도중에 자명스님이 이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