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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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75
지팡이 끝에 북두성 걸어 놓고
당나라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였구나.
새벽녘 베개머리에 지저귀는 새소리 그윽히 맴도는데
배꽃 꺾어 한 송이 두 송이 가슴에 달고
들 나루터 물새 모두 흩어진 곳에
음매 하는 소 울음소리 서너 마디 들리는구나.
노린내나는 달마 늙은이 가리키며
짚신 신고 그의 배 위로 지나가겠노라 하고
진천수재를 오랑캐 자손이라 욕하며
상(相)보아 달라 하니 내 머리 위를 밟고 간다 하였네.
엉터리 순라군이
60갑자를 반지 위에서 한꺼번에 흩어 버리고
겉만 멀쩡한 좌주는
천태교 뒤꿈치 아래 열 십자로 이리저리 오가네.
천하를 활보할 제 설두스님과 함께 달렸고
맨주먹 휘둘러 양기스님의 허물어진 집을 지탱하였네.
수은은 가짜 없고 아위(阿魏:약초)는 진짜 없어
그 아무도 값을 더 주려 하지 않으니 방회사형과 타합해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