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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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77


               “북탑 사광(北塔思廣)스님입니다.”

               순스님은 북탑이라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렸다.스님이 그
            까닭을 물으니 순화상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거눌(居訥:1010~1070)사숙(師叔)이 오랫동안 그 분
            에게서 참구하였으나 그의 말씀을 깨칠 수 없었는데 내 참선을

            하게 되어 찾아갔었지만 그 분은 이미 죽은 뒤였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새로 부임한 황벽산 주지를 아는가?”
               “ 알고 있습니다.”
               “ 어떻든가?”

               “ 매우 훌륭합니다.”
               순스님이 말했다.

               “그는 한마디 긴요한 말[一轉語]를 할 수 있어 황벽산의 주지
            가 되었지마는 불법이라면 꿈에서도 본 일이 없다.”
               스님은 이 말끝에 적취스님의 마음 쓰는 경계를 단박에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난날을 후회하고 다시 찾아가고 싶었지만 갈 수가
            없었다.마침내 이 마음을 순스님에게 말씀드리자 순스님이 말하

            였다.
               “무슨 상관이 있느냐?내 적취스님에게 편지를 보내 그대가 적
            취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

               스님이 마침내 적취산으로 돌아오자 적취스님이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 취암사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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