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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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오가정종찬 상


               “하필이면 내가 떠나려 할 때 찾아왔구나.”

               “ 어디로 가시렵니까?”
               “ 천태산에서 운력하고 남악에 유람하려 한다.”
               “ 저도 그처럼 자유자재할 수 있습니다.”
               “ 네 발에 신은 신은 어디에서 얻었는가?”

               “ 여산(廬山)에서 7백 50푼을 부르기에 샀습니다.”
               “ 언제 그대가 자재를 얻었느냐?”

               “ 제가 언제 자재를 얻지 못했습니까?”
               적취스님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도솔 종열(兜率從悅:1044~1091)스님이 도오산(道吾山)의 수
            좌로 있을 때 하루는 몇 사람의 납자를 데리고 운개 수지(雲蓋守

            智)스님을 찾아갔다.수지스님은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아서 곧 종
            열스님의 공부를 알고 웃어 버렸다.종열스님이 가르침 받을 것
            [入室]을 청하자 수지스님이 물었다.
               “동산 극문(洞山克文)스님을 만나 본 적이 있는가?”

               “ 그 관서 사람은 머리가 신통치 않아 무명가사 한 벌을 끌고
            다니며 똥냄새나 풍기고 다니는데 그에게 무슨 훌륭한 점이 있겠

            습니까?”
               “ 수좌는 바로 그 똥냄새 나는 곳에서 참구하여야 한다.”
               종열스님은 그의 가르침을 따라 동산을 찾아가 스님에게 귀의

            하였고,얼마 되지 않아 선의 요지를 깊이 깨달았다.



               불안(佛眼)스님이 오조 법연스님의 회하를 떠나 귀종사(歸宗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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