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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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오가정종찬 상


               마침내 무진거사는 그 이야기를 끝맺지 못하였다.그 후 무진

            거사가 형계(荊溪)땅에 살 때 혜홍 각범(慧洪覺範:1071~1128)
            스님이 그를 찾아가니 무진거사가 말하였다.
               “애석한 일이다.진정스님이 이를 모르다니…….”
               “ 재상께서는 오로지 청소시자의 ‘말후구’만을 알 뿐 진정스님

            의 좋은 약이 눈앞에 나타났는데도 그것을 몰랐습니다.”
               이 말에 무진거사는 깜짝 놀라며 말하였다.

               “과연 그런 것이 있습니까?”
               “ 정히 의심나거든 따로 참구해 보십시오.”
               무진거사는 진정스님의 마음 쓰는 경계를 단박에 보고 마침내

            향을 올리면서 귀종사를 바라보며 후회하는 마음으로 사과하였다.



               동산(東山:오조 법연)스님이 어느 날 스님의 법문[提唱]을 읽
            고 매우 기뻐하면서 원오스님에게 말하였다.
               “부끄럽구나!말법 세상에도 이렇게 참된 선지식이 있었다
            니…….”



               스님이 여러 곳을 돌아다닐 때 두 스님과 동행하여 곡은사(谷

            隱寺)설대두(薛大頭)스님의 처소를 찾자 설대두스님이 물었다.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슬기로운 이가 하나 있다 하는데
            누가 슬기로운 한 사람인가?”

               두 스님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였는데 스님이 맨 끝에 섰다
            가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악!하였다.설대두가 주먹을 들

            어 치려는 자세를 취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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