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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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81


               “다시 시험해 보려고 수고하실 거 없소.”

               그러자 설대두는 지팡이를 끌고서 달아나 버렸다.설대두는 석
            문 자조(石門慈照:谷隱蘊聰의 시호)스님을 친견한 스님이다.


               찬하노라.



                 관서 땅에 태어나
                 선비 의관을 일찍 벗어버리고
                 제방을 다니면서 기개 항상 자부했으나
                 바로 가리킨 도리[直指]끝까지 캐내도 마음 편치 못하다.

                 운몽택(雲夢澤)8,9백 리 물을 다 삼켜도
                 가슴속에 티끌 하나 걸릴 것 없고
                 혓바닥 위에 8천 리 양자강 물결이 넘실대니
                 모두가 큰 물결일세.

                 두 짚신짝 어디서 얻었느냐 물어본
                 적취스님에게 살길을 틔워 주었고
                 무명가사 걸치고서 똥구린내 풍기며
                 도솔스님 해골 마르는 냄새 맡게 되었네.

                 한 평생 큰 깃발 흔들어 대며
                 용과 뱀이 늘어선[龍蛇陣]위에 으뜸공신으로 책봉되고
                 3관(三關)에 당나귀 다리 부러져도
                 빠른 명마[十影馬:한번 뛰면 그림자 열 개가 동시에 생길 만
               큼 빠른 말]를 타고 기마(驥馬)무리 사이를 누비며 달린다.

                 말후구 화두에 대해 무진거사에게 ‘의심나거든 따로 참구하라’
               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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