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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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83




               16.오조 법연(五祖法演)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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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법연(法演)이며,백운 수단(白雲守端)스님의 법제
            자로 면주 등씨(綿州鄧氏)자손이다.처음 성도(成都)의 강원에서
            강을 들을 때였다.

               “인도의 외도(外道)들이 이런 논리로 불제자에게 물었다.‘보살
            이 성도할 때 정신[神]은 지혜[智]와 비밀히 합쳐지고 이치[理]는

            경계[境]와 하나가 되어 깨치는 이[能證]와 깨칠 것[所證]이 구분
            이 없으니,결국 무엇으로 깨쳤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가?’불제자
            는 이론이 막혀서 종도 북도 치지 않고 뒷문으로 빠져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가 가사를 벽에 걸고 숨었다.뒤에 삼장(三藏)법사가
            와서 다시 외도를 모아 놓고 이 물음에 답하기를 ‘그것은 마치 사

            람이 물을 마셔 보면 차가운지 뜨거운지 스스로 알게 되는 것과
            같다’하니 마침내 외도들은 굴복하였다.”
               이 말을 듣고 나서 스님은 여러 법사에게 따져 물었다.
               “물이 차가운지 뜨거운지는 알 수 있다 하더라도,스스로 알

            수 있는 이치는 무엇인가?”
               법사들은 모두 입을 다문 채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그 가운데

            한 법사가 말하였다.
               “그대가 그 이치를 밝히려 한다면 남방의 불심종(佛心宗)에 밝
            은 사람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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