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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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85
백운스님이 스님을 인가하였다.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선을 참구하는 이는 누구나 마치 독수리가 뱁새새끼를 낚아챌
때 겨우 땅에 닿는가 싶으면 솟구쳐 날아가 버리듯 해야 한다.만
일 땅에 웅크리고 주저앉아 있다면 이 공부를 감당할 수 없다.”
소참법문에서 말하였다.
“나는 십수 년 동안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큰스님들을 만나 보
고 내가 완전히 도를 깨친 줄 알았는데 부산 원감스님 회하에 이
르러서는 입도 뻥긋할 수 없음을 알았다.그 후 백운스님의 문하
에 이르러 쇠로 만든 콩떡 하나를 깨물어 터쳐 보니 바로 그 속
에 온갖 진미가 들어 있음을 알았노라.자!말해 보아라.이 콩떡
한마디를 무어라 말하겠느냐?”
다시 말씀하셨다.
맨드라미 꽃 피어 첫 가을에 아양떠니
눈가 실낱같은 꽃잎 끝에 자줏빛을 들일 수 있을까
때때로 바람 불면 서로 뒤엉키는 모습은
마치 섬돌 앞에서 끊임없이 싸우는 듯하구나.
花發雞冠媚早秋 誰人能染紫絲頭
有時風動頻相倚 似向階前鬪不休
뿔나팔소리를 듣고 게송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