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P. 199

제2권 임제종 199


            에 앉으니 깎아지른 절벽은 스승보다도 열 곱절이 더하고 그의

            무서운 독약은 목구멍에 삼킬 수 없었다.”
               스님은 남보다 뛰어나고 호방하였기에 동산스님은 남당(南堂)
            을 지어 그곳에 거처케 하였으므로 ‘남당스님’이라 불리게 되었
            다.



               찬하노라.



                 뛰어난 촌뜨기 행각승이요
                 타고난 몰의지(沒意智:사량분별이 없는 사람)라.
                 마왕을 사로잡아 콧구멍을 꿰뚫으니

                 백장산 총림이 황폐할 뻔하였네.
                 눈을 부릅뜨고 어머니 노려볼 때
                 음산한 바람은 숲에서 호랑이 나오듯 하고

                 시골뜨기 기풍이 사람들을 눌러서
                 대낮에 황소 타고 저자거리 들어오네.
                 방수사의 뱀대가리 뽑아내지 못하니
                 온힘을 다해도 꾀를 쓸 수가 없고
                 자호산의 개 화두에 대답이 늦다 하여
                 앞서 말한 대답도 모두 잘못됐다 하였네.

                 전단향에 쇠똥이 뒤섞여
                 이 한 봉지 향은 닷푼에 팔겠다 하고
                 깎아 세운 절벽과 험한 언덕을 보고
                 어린아이가 작은 재주 보인 줄 알았네.

                 닭을 삶아먹으니 온 입에 누린내투성이요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