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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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오가정종찬 상


            일 이치가 없다”는 구절에 이르러 원오스님이 물었다.

               “‘진해명주’를 가져왔다고 말하였기에 스님이 이 명주를 찾기
            에 이르렀는데,거기서 ‘대답할 말도 없고 펴 보일 이치도 없다’
            고 말한 것은 무슨 뜻인가?”
               스님은 대답을 못 하였다.그 이튿날 문득 깨치고 원오스님에

            게 말하였다.
               “동읍사(東邑寺)회정(懷政)스님은 오직 한 알의 명주를 찾았는

            데 앙산스님은 궤짝 째로 쏟아 놓았다.”
               그러자 원오스님은 깊이 수긍하였다.



               스님은 처음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주지를 하다가 다음 금
            릉의 종산사(鍾山寺)에 주지하였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것 없으니 이것저것 가림을 싫어할 뿐이
            라 하나 복사꽃은 붉고 오얏꽃은 하얀데 누가 두리뭉실한 색깔이
            라 하는가.제비는 재잘거리고 꾀꼬리는 우는데 누가 그것이 한

            소리라고 하는가.조사 관문을 뚫지 못하면 온 산하를 눈동자로
            착각하리라.”





            *동읍사 회정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듣자 하니 광남 땅에 진해명주가
              있다는데 그런가?”“그렇습니다.”“어떻게 생겼던가?”“밝은 달이 그대로 나
              타납니다.”“그대가 그것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져왔습니다.”“그런데 왜
              내게 보여주지 않느냐?”“어제 위산스님께 갔을 때 거기서도 제게 이 구슬을
              찾으라 하셨는데 저는 아무 대답할 말도 없고 펴 보일 이치도 없었습니다.”
              “ 진짜 사자 새끼로구나.큰 사자 새끼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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