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P. 206

206 오가정종찬 상




               20.불안 청원(佛眼淸遠)선사
                   /1067~1120





               스님의 법명은 청원(淸遠)이며,오조 법연스님의 법제자로 공주
            이씨(邛州 李氏)자손이다.어려서는 유학을 공부하다가 오조 법연
            스님의 회하에 있으면서 항상 기백을 뽐내었다.

               스님이 오조스님께 법을 물을 때마다 오조스님은 “나는 모른
            다.나는 너만 못하다”또는 “네 스스로 깨닫는 것이 좋겠다”하

            니,오랫동안 오조스님 회하에 있었지만 들어갈 방도를 얻을 수
            없었다.그리하여 마침내 물었다.
               “스님의 문은 너무나 높고 가팔라서 저로서는 들어갈 수 없습

            니다.스님 밑[座下]에 제가 가까이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 원례(元禮)수좌의 경지가 나와 같느니라.”
               스님은 곧 그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날씨가 차가운 때라 원례
            수좌는 불 옆에 앉아 있었다.스님이 알고 싶은 것을 말하자 수좌
            는 스님의 귀를 잡아끌고 가면서 말하였다.

               “나는 모른다.나는 너만 못하다.네 스스로 깨치는 것이 좋겠
            다.”

               “ 깨우쳐 주기를 원하였는데 서로 돌려가며 놀려만 대니 이것이
            어찌 학인을 가르치는 법이라 하겠습니까?”
               “ 네가 만일 깨닫는다면 비로소 오늘의 이 곡절을 알게 될 것이
   201   202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