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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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09


               스님이 용문산(龍門山)의 주지로 있을 때 한 스님이 독사에게

            물렸다.스님이 방장실에서 이 이야기를 하고서 말하였다.
               “이미 용문사의 스님인데 어찌하여 뱀에게 물렸느냐?”
               대중들이 여러 가지로 답하였으나 모두가 맞지 않았는데 고암
            선오(高庵善悟:1074~1132)스님이 말하였다.

               “과연 대인상(大人相)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말에 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원오스님이 당시 소각사(昭覺

            寺)에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감탄하였다.
               “용문산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동산스님의 도가 쓸쓸하
            지 않겠다.”

               스님의 삼자성문(三自省文)이 세상에 전해 오고 있다.



               찬하노라.


                 말이 없을 땐 신비롭고
                 말을 할 땐 사리에 맞는 분.

                 하늘에서 내린 골격은 영기가 있고
                 거룩하게 길러온 몸에는 병이 없구나.

                 집안 대대로 유교를 연구하여
                 일찍이 공자에게 경전을 배우다가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깊은 뜻을 찾으려고
                 동산 노스님의 심술궂은 가르침에 고생고생했다네.
                 나는 모른다 하신 뜻을 깨닫고 급히 돌아와 좌선하다가
                 화롯불 휘저어 방편을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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