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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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13


               스님은 응암 담화(應庵曇華)스님이 불법을 드러낸다는 말을 듣

            고 매우 기뻐하여 말하였다.
               “양기화상의 정맥이 이 사람에게 있구나!”
               마침내 정통으로 전해 내려온 양기스님의 가사와 아울러 송을
            지어 그에게 보냈다.



                 금륜 제일봉에 버티고 앉으니
                 온갖 요괴가 모조리 자취를 감추고
                 몇 해 사이에 또다시 참 소식 들려 와
                 양기스님 정맥을 통했음을 알려주었네.
                 坐斷金輪第一峯 千妖百怪盡潛蹤
                 年來又得眞消息 報道楊岐正脈通



               찬하노라.


                 모과나무에 향기로운 꽃피고
                 호랑이 신장은 집을 수호하는데
                 여우 살쾡이 자취 감추니 그늘진 나무에 바람이 일고
                 눈서리 덮인 언덕에 봄볕이 쏟아진다.

                 금강의 눈동자에 붓끝으로 점찍어 낸다 하니
                 용안스님 소개받아 무진거사를 넘어뜨리고
                 훈풍 도는 법당에서 말끝에 산채로 묻어 버리니
                 담당스님이 원오스님을 찾아보라 한 것이 안타깝구나.

                 오석령을 뒤흔들 때
                 새까만 죽비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오봉산 구름을 헤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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