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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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오가정종찬 상


                 부러진 지팡이로 이곳저곳을 떠받쳤네.

                 운문스님 보이신 법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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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을 속이고
                 문열스님 다시 온 것이라고
                 불조를 기만했네.

                 마치 장수들이 모여 서로 싸울 때
                 적마를 빼앗아 타고 달아나 버리듯
                 누군가 너에게 선을 가르치거든
                 뜨거운 똥물을 퍼부어 주라 하였네.

                 형주 매주 유배생활 17년에
                 냄새나는 가죽버선 구린내가 범천까지 이르고
                 양서암에서 열세 사람 원한을 풀어 주니
                 독을 바른 북소리가 온 누리에 가득하다.

                 불법은 인정에 맡기지 않는 법이라
                 양기스님에게서 정맥으로 전해 온 가사를
                 불법을 드러내는 조카 담화에게 전해 주니
                 법왕의 법령이 마땅히 이래야 하리라.
















            *당시 대혜스님에 대한 평판이 ‘운문스님이 법을 보인 것이다’‘문열스님이 다
              시 왔다’‘임제스님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하는 정도로 높았음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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