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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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15




               22.호구 소륭(虎丘紹隆)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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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소륭(紹隆)이며,원오 극근스님의 법제자로 화주
            (和州)사람이다.처음 장로 숭신(崇信)스님을 찾아뵙고 선의 대략
            은 알았는데 누군가 원오스님의 어록을 전해 주자 그것을 읽고

            감탄하였다.
               “식초는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도니,비록 창자와 위를 채

            워 주지는 못하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입맛을 당기게 한다.오직
            한스러운 것은 아직까지 내가 직접 그 분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
            일이다.”

               마침내 그곳을 떠나 원오스님을 찾아갔다.하루는 입실하였을
            때 원오스님이 말하였다.

               “보는 것을 볼 때 그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며,그렇다고
            보는 것을 떠나서 본다 해도 그 보는 것이란 완전할 수 없다.”
               말을 마치고 주먹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이것이 보이느냐?”

               호구 소륭스님이 말했다.
               “보입니다.”

               “ 머리 위에 머리를 얹고 있는 놈이로군!”
               이 말에 스님은 탁 깨쳤는데 원오스님이 꾸짖었다.
               “무엇을 보았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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