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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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오가정종찬 상
“선도 생각지 않고 악도 생각지 않는 바로 그때,무엇이 부모
가 낳아 주기 전 명스님의 본래 모습인가?”
이 말에 명스님은 크게 깨쳤다.
스님은 의봉 원년(儀鳳元年:677)병자 정월 초파일에 남해 법
성사(法性寺)에 갔는데,인종(印宗:677~712)법사가 경을 강의하
고 있었다.거기서 마침 두 스님이 ‘바람이다’‘깃발이다’하며 논
쟁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한 스님은 ‘바람이 움직인다’,한 스님
은 ‘깃발이 움직인다’하며 논쟁을 끝내지 않자 스님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 속인도 높으신 두 분의 논변에 끼여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말하였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자기 마음이 움직일 뿐입니다.”
인종법사는 이 말을 듣고 마침내 스님에게 가사를 걸쳐 주고
머리를 깎아 주었다.
그 후 소주(韶州)자사 위거(韋據)가 스님을 대범사(大梵寺)에
맞이하여 법륜을 굴려 달라 청하고 무상심지계(無上心地戒)를 받
았으며,그 후 문인들은 스님의 법어를 기록하여 단경(壇經)이
라 제목을 붙였다.
남악 회양(南嶽懷讓:677~744)스님이 숭산 혜안(崇山慧安:
582~709)스님에게서 깨치고 바로 스님을 찾아뵙자 그에게 물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