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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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31


                 작가(作家)의 풀무를 열어 놓으니
                 시골 오랑캐가 황금덩이 몇 개씩 가져가고
                 한 질의 단경 을 설법해 내니
                 냄새나는 가죽 주머니에 많은 골동품 담아 가네.

                 나뭇잎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나 올 때는 말없다 하니
                 꼼짝없는 죽음은 뒤집기 어려운 일이요
                 대지가 씨앗을 머금어 내리는 비에 싹튼다 함도
                 멀거니 눈뜨고 하는 일 잠꼬대뿐일세.

                 천고의 조계산이 거울처럼 맑으나
                 흐르는 물결을 화살로 끊을 근기가 아니라면
                 잠겨 버릴 것이니 무슨 소용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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