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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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오가정종찬 상


            의 주지로 있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찾아왔지만 스님은 돌아보지

            않았다.이에 노모는 굶주림과 추위로 대의(大義)강 나루터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져 죽었다.그 후 모친은 과연 천상에 태어났으
            며 스님의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내가 그때 쌀 한 톨이라도 받았더라면 나는 지옥에 떨어졌을

            것이니,어찌 오늘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리고는 두 번 절하고 사라졌다.



               스님은 어느 날 주먹을 움켜쥐고서 말하였다.
               “천하 노스님이 모두 이 주먹 속에 있다.내 만일 한 가닥 길

            을 터주면 그들은 자재해지겠지만 터주지 않는다면 손끝 하나 까
            딱할 것이 없다.”

               이때 한 스님이 물었다.
               “손끝 하나 까딱할 것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넓다[普]!”



               어느 날 재상 배휴가 불상 하나를 받들고 찾아와 스님 앞에 무
            릎을 꿇고서 말하였다.

               “청하옵건대 스님께서 이 부처님의 이름을 지어 주십시오.”
               스님이 “배휴!”하고 부르자 배휴가 “네!”하고 대답하니 스님
            은 “그대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하였다.



               천경 초남(千頃楚南:813~888)스님이 스님을 찾아뵙자 스님

            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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