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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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오가정종찬 상


            냐!”

               운문스님은 이 말에 크게 깨쳤다.그리고는 운문스님에게 설봉
            스님을 찾아뵈라고 일렀다.


               스님은 뒤에 개원사(開元寺)로 돌아왔으나 노모를 받들 사람이

            없어 조용한 방에 머무르며 날마다 미투리를 짜서 쌀을 사 모친
            을 공양하였다.그래서 사람들은 스님을 ‘진미투리[陳蒲鞋]’라 하

            였다.
               도적 황소(黃巢)가 목주(睦州)땅 경계에 이르자 스님은 큰 신
            발을 성문에 매달아 표를 해 두었다.황소는 있는 힘을 다했지만

            짚신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그러자 “목주에는 큰 성인이 계신다”
            하여 탄식하고 성을 그대로 두고 떠났으므로 목주성은 난을 피할

            수 있었다.


               스님께서 하루는 한 좌주(座主)에게 물었다.
               “무슨 경을 강의하시오?”

               “ 열반경을 강의합니다.”
               “ 한 구절 물어봐도 되겠소?”

               “ 그러십시오.”
               그러자 스님은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입으로 한 차례 후-불면
            서 말하였다.

               “이것이 무슨 구절이오?”
               “ 경전에는 그런 구절이 없습니다.”

               “ 이런 사기꾼!힘 센 5백 명의 장사[力士]가 돌 드는 구절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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