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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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오가정종찬 상
위음왕불 이전부터 중노릇했다고 자리 다투니
평지에서 서로 물고 뜯고 하였구나
백장이 사흘 동안 귀먹었단 말을 듣고
놀라서 혀를 내니 뿌리까지 뒤집혔노라.
영양은 종적이 없어서
사냥개가 찾기 어려울 줄 알았고
물결 일렁대는 개울가에서
오랑캐 중놈에게 속아넘어갔다네.
작은 삿갓 속에 대천세계 감추니
어느 곳에 왕노사를 두겠는가
거친 주먹으로 천하의 스님 주무르고
때때로 한 가닥 길을 터주네.
천경에게 내 법안이 너에게 있다 하여
어거지로 귀신과 장물을 나누고
배상국의 불상에 이름을 붙여 주니
깨끗한 몸이 더럽혀졌구나.
술찌끼 핥아먹을 놈아
당나라에 선사가 없는 줄을 아느냐
노승을 업신여기면
쏜살같이 지옥으로 들어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