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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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71


            다고 말하는가?”



               한번은 한 선비가 스님을 찾아와 스물네 가지 글씨체를 모두
            통달했다고 하자 스님은 지팡이로 공중에 점을 하나 찍고서 말하
            였다.

               “알겠느냐?”
               그러자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또다시 스물네 가지 글씨체를 안다고 말할 텐가?영자 8법(永
            字八法:永字를 쓰는 데는 8종의 기본법이 있다)도 모르고서!”



               한 스님이 찾아오자 스님은 물었다.
               “이곳에는 처음 왔는가?”

               “ 네!”
               “ 우선 갈등(葛藤)부터 내려놓아라.알겠느냐.”
               “ 잘 모르겠습니다.”
               “ 목에 칼을 쓰고 죄상을 분 뒤 네 발로 나가거라!”

               그가 떠나려는데 스님께서 말하였다.
               “이리 오너라.진짜로 묻겠는데,어디서 왔느냐?”

               “ 강서 땅에서 왔습니다.”
               “ 늑담(泐潭:馬祖)화상께서 네가 함부로 지껄일까봐 너의 등뒤
            에서 두려워하시는데,보이느냐?”

               그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스님은 납자들을 만나면 자주 ‘이 꼭 막힌 놈아[擔板漢:판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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